[성경 상징] 집 가정 성전

집과 주거지

성경에서 집은 보호처, 안전, 가족이 함께하는 곳 등의 의미로 삶의 기반이 되는 곳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집은 거룩한 장소이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반드시 간단한 정결의식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집은 이러한 개념은 너머 대단히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보호처로서의 집

집의 가장 우선적인 기능은 비와 눈, 바람과 햇빛 등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기능적 역할이다. 보호처로서의 집의 반대 개념은 정처 없이 떠도는 것과도 상관이 있다. 떠돈다는 것은 나그네라는 의미도 담겨 있지만 보호할 무엇인가 존재하지 않는 약자라는 의미이다.

정착의 공간

장막은 옮기는 것이지만 정착의 의미를 완전히 부인하지 못한다. 흙이나 나무로 지어진 집은 옮길 수 없기에 거주 또는 정착의 의미가 매우 강하다. 성막과 성전의 차이에서도 드러나듯 정착으로서의 집은 고정되었다는 뜻이다.

정착은 이웃과 타자를 만들고, 경계를 갖는다. 나와 가까운 사람은 이웃이 되고 공동체가 되지만 나그네는 낯선 이방인이 된다. 배제는 정착을 전제한다.

떠도는 베두인들

귀향으로서의 집

특히 유대인들에게 ‘귀향’은 유배와 깊은 연관이 있다. 그들은 하나님의 심판으로 집을 잃었다. 바벨론 포로 생활을 통해 거주하는 집에 있으나 떠돌이 들이었다. 고향인 유대땅으로 돌아가고 싶으나 가지 못했다. 집은 돌아가야 할 ‘그곳’이 되기도 한다. 귀향자로의 삶은 유랑자임을 말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천국 본향을 향하여 이 땅에서 떠도는 나그네이다. 이러한 나그네는 성경 안에서 매우 중요한 메타포로 작용한다. 아브라함의 가나안 정착은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비유이기도 하다. 히브리서기자는 히브리서 11장에서 이러한 방랑자의 삶을 믿음올 잘 그려내고 있다.

  • 히 11:8 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
  • 히 11:9 믿음으로 그가 이방의 땅에 있는 것 같이 약속의 땅에 거류하여 동일한 약속을 유업으로 함께 받은 이삭 및 야곱과 더불어 장막에 거하였으니
  • 히 11:10 이는 그가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실 터가 있는 성을 바랐음이라
  • 히 11:11 믿음으로 사라 자신도 나이가 많아 단산하였으나 잉태할 수 있는 힘을 얻었으니 이는 약속하신 이를 미쁘신 줄 알았음이라

영원한 집

전도서 12:5에서는 죽음을 영원한 집으로 소개하지만, 일반적으로 죽음 너머에 있는 천국, 또는 하늘나라를 영원한 집으로 이해한다. 영원은 신적 속성이며, 사람은 임시적이고 시간적이다. 변하고 부패하고, 사그라진다. 즉 영원하지 않다. 오직 하나님께 속한 것만 영원하다. 그러므로 영원한 집은 쇠퇴하는 육신을 입고서는 절대 들어갈 수 없다.

하나님의 집

일반적으로 성막 또는 성전은 하나님의 집이다. 구약의 사람들은 하늘을 하나님이 거주하는 곳으로 여겼다. 하늘의 하나님이 이 땅에 가시적으로 거주하는 곳은 성전이다. 하나님의 집은 ‘여호와의 집’ ‘아버지의 집’ 등으로 표현한다.

하나님은 모든 곳에 존재하므로 일정한 장소에 갇히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무소부재하신 하나님은 모든 곳의 하나님이시다. 하지만 특정한 장소에 나타나시고 임재하심으로 그곳을 거룩하게 하신다. 하나님의 현현의 장소는 거룩한 장소로 숭배된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족장들은 하나님의 현현이 있는 그곳에 제단을 쌓고 하나님께 제사했다. 솔로몬 성전도 다윗이 하나님의 사자를 만난 아라우나 타작 마당이었다.

  • 삼하 24:18 이 날에 갓이 다윗에게 이르러 그에게 아뢰되 올라가서 여부스 사람 아라우나의 타작 마당에서 여호와를 위하여 제단을 쌓으소서 하매

아버지의 집 / 어머니의 집

성경에서 주목할 표현 중의 하나는 ‘아버지의 집’과 ‘어머니의 집’이다. 둘은 닮았지만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아버지의 집은 보호, 상속, 유대, 공동체의 개념이 강하다.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아버지의 떠나’는 아버지의 보호와 기업을 잇는 것으로부터의 포기 또는 단절을 의미한다.

창 12:1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야곱이 야반도주 전 아내들과 나눈 대화에서 라헬과 레아는 아버지의 집과 ‘분깃(기업)’을 같은 맥락으로 설명한다.

  • 창 31:14 라헬과 레아가 그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우리가 우리 아버지 집에서 무슨 분깃이나 유산이 있으리요

어머니의 집은 결혼 또는 재가와 관련이 있다.

  • 창 24:28 소녀가 달려가서 이 일을 어머니 집에 알렸더니
  • 룻 1:8 나오미가 두 며느리에게 이르되 너희는 각기 너희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가라 너희가 죽은 자들과 나를 선대한 것 같이 여호와께서 너희를 선대하시기를 원하며

이렇게 보면 어머니의 집은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며, 아버지의 집은 기존의 기업을 이어가는 계승의 의미로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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