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화폐들
성경에 다양한 화폐들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성경 안에서도 역사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관점에서 볼 수 없다는 점들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초의 족장인 아브라함이 살았던 시대는 기원전 2000년 전이기 때문에 신약 시대와도 2천 년이 넘는 기나긴 시대적 간극이 존재합니다. 또한 바벨론 포로 이후 바벨론과 페르시아의 점령으로 인해 화폐가 점령국의 단위를 사용하고, 신약도 로마시대의 화폐가 사용되어 굉장히 복잡하고 난해한 부분이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성경에서 사용된 화폐의 대략적인 단위를 알고 있다면 성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고대 세계에서 화폐는 대부분 금, 은 동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무게를 잴 때도 화폐의 단위와 병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 세겔은 11.4gm이며, 1달란트는 34kg입니다. 성경의 무게 단위는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하십시오.
1. 구약의 화폐
게라(Gerah)
구약에서 사용되는 최소 단위의 화폐입니다. 세겔의 1/20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1게라 = 세겔의 1/20
- 레위기 27장 25절 또 네가 정한 모든 값은 성소의 세겔로 하되 이십 게라를 한 세겔로 할지니라
베가(Beka)
베가는 반세겔, 즉 세겔의 1/2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반세겔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성전세로 바쳐야 하는 돈의 가치입니다.
5.7gm
- 출애굽기 30장13절 무릇 계수 중에 드는 자마다 성소의 세겔로 반 세겔을 낼지니 한 세겔은 이십 게라라 그 반 세겔을 여호와께 드릴지며
- 출애굽기 30장 15절 너희의 생명을 대속하기 위하여 여호와께 드릴 때에 부자라고 반 세겔에서 더 내지 말고 가난한 자라고 덜 내지 말지며
세겔(Shekel)
세겔은 유대인들에게 돈의 기준이 되는 화폐로, 적은 많은 세겔의 기준에서 생각하는 성향이 강했습니다. 금 세겔과 은 세겔은 가치가 다릅니다. 금 1세겔은 은 15세겔이며, 은 1세겔은 노동자 4일의 품삯에 해당됩니다.
1세겔 = 20게라
- 레위기 27장 25절 또 네가 정한 모든 값은 성소의 세겔로 하되 이십 게라를 한 세겔로 할지니라
은 삼십 세겔 = 종의 목숨값
- 출애굽기 21장32절 소가 만일 남종이나 여종을 받으면 소 임자가 은 삼십 세겔을 그의 상전에게 줄 것이요 소는 돌로 쳐서 죽일지니라
다릭(Daric)
다릭은 유대의 화폐가 아니며 페르시아 시대에 통용된 바사의 화폐입니다. 황제였던 다리우스 1세의 초상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1다릭의 무게는 약 8.4g 현재의 금 2돈 보다 조금 무거운 단위입니다.(금 1돈: 3.75g)
달란트(Talent)
달란트는 구약과 신약에 동시에 사용된 화폐입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만질 수 없는 초고가의 돈이기 때문에 상징적인 의미가 강합니다. 구약에에는 화폐보다는 무게의 단위였고, 신약에서는 화폐로 사용됩니다. 달란트는 아래의 신약의 화폐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2. 신약의 화폐
렙돈(λεπτόν, Lepton)
신약의 화폐 중에서 가장 작은 단위입니다. 렙돈이란 의미가 ‘작은’이란 뜻입니다. 로마 화폐인 고르란트의 1/2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 마가복음 12장 42절 한 가난한 과부는 와서 두 렙돈 곧 한 고드란트를 넣는지라
고드란트(κοδράντης, Godrants)
로마에서 사용된 가장 작은 화폐 단위입니다. 한 고드란트는 2렙돈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바로 위의 단위인 앗사리온의 1/4 정도의 가치입니다.
1고드란트 = 2렙돈 = 1/4 앗사리온
- 마가복음 12장 42절 한 가난한 과부는 와서 두 렙돈 곧 한 고드란트를 넣는지라
마태복음에서 ‘한 푼’으로 번역된 곳의 단어는 고르란트입니다. 신약에서는 막 12:42와 마 5:26 두 곳에서만 사용되었습니다. 마태복음에서 고드란트를 ‘한품이라도’로 반역한 것은 가장 적은 단위까지 다 갚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 마 5:26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한 푼이라도 남김이 없이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서 나오지 못하리라
- ἀμὴν λέγω σοι, οὐ μὴ ἐξέλθῃς ἐκεῖθεν ἕως ἂν ἀποδῷς τὸν ἔσχατον κοδράντην.
앗사리온(ἀσσάριον, assarion)
로마의 소액 화폐입니다. 한 앗사리온은 데나리온 1/16정도의 가치입니다. 요즘 한국 돈으로 5천 원 정도라고 하지만 7천원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네요. 마태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로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린다고 말씀하십니다.
- 마태복음 10장 29절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데나리온(δηνάριον, denarius)
데나리온은 1세기 팔레스타인에서 하루 노동자 품삯 정도라고 합니다. 데나리온에는 로마 황제의 초상이 있었으며, 약 4g의 은화였습니다. 한국 돈으로 노동자 하루 품삯으로 10-14만원을 계산하지만 당시 노동자의 가치는 매우 낮기 때문에 7-8만 원 정도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데나리온은 신약에서 빈번하게 등장하기 때문에 가치를 외워두면 좋습니다. 편하게 약 10만 원 정도로 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 마가복음 6장 37절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하시니 여짜오되 우리가 가서 이백 데나리온의 떡을 사다 먹이리이까
- 마가복음 14장 5절 이 향유를 삼백 데나리온 이상에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줄 수 있었겠도다 하며 그 여자를 책망하는지라
드라크마(δραχμή, Drachma)
헬라의 화폐이며, 약 4.3g 정도의 무게로 데나리온과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특이하게 드라크마는 당시 고대 세계에서 장식용으로 많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누가복음 15장에서 잃어버린 것들의 비유에서 여자가 한 드라크마를 잃어 버린 후 온 집을 찾다가 드디어 찾아 벗과 이웃을 불러 잔치를 벌인 이야기가 있습니다. 현대의 관점에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적지 않은 학자들은 드라크마가 신랑이 결혼하면서 아내에게 준 사랑의 증표라고 말합니다. 하나를 잃었다는 것은 돈의 가치가 아니라 사랑을 간수하지 못한 것을 뜻하기 때문에 너무나 소중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므나(μνᾶ, Mina)
1므나는 100드라크마의 가치를 지난 상당한 고가의 화폐단위입니다. 노동자의 석달 이상을 일해야 벌 수 있는 큰 돈이었습니다. 누가복음 19장에 종들에게 10므나를 주고 떠난 이야기에서 그 가치를 읽을 수 있습니다.
달란트(τάλαντον, Talent)
한 달라트는 34kg입니다. 현재의 돈으로 따져도 1달란트는 수십억에 해당되는 굉장히 큰 돈입니다. 구약 시대에는 보통 무게의 단위로 사용되었고, 신약에서는 화폐의 개념이 더 강하게 사용됩니다. 금 달란트와 은 달란트가 따로 있었고, 금은 은의 16배 정도의 가치를 지녔습니다.
- 출애굽기 25:39 등잔대와 이 모든 기구를 순금 한 달란트로 만들되
- 출애굽기 38:27 은 백 달란트로 성소의 받침과 휘장 문의 기둥 받침을 모두 백 개를 부어 만들었으니 각 받침마다 한 달란트씩 모두 백 달란트요
- 출애굽기 38:29 드린 놋은 칠십 달란트와 이천사백 세겔이라
- 열왕기상 10:10 이에 그가 금 일백이십 달란트와 심히 많은 향품과 보석을 왕에게 드렸으니 스바의 여왕이 솔로몬 왕에게 드린 것처럼 많은 향품이 다시 오지 아니하였더라
- 마태복음 18:24 결산할 때에 만 달란트 빚진 자 하나를 데려오매
- 마태복음 25:18 한 달란트 받은 자는 가서 땅을 파고 그 주인의 돈을 감추어 두었더니
- 요한계시록 16:21 또 무게가 한 달란트나 되는 큰 우박이 하늘로부터 사람들에게 내리매 사람들이 그 우박의 재앙 때문에 하나님을 비방하니 그 재앙이 심히 큼이러라
[나라별 화폐 목록]
유대의 화폐 : 게라, 베가, 세겔,므나, 달란트
로마의 화폐 : 고드란트, 앗사리온, 데나리온
헬라의 화폐 : 렙돈, 드라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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