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3장 주해 및 강해

로마서 13장 요약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서 세운 권위에 복종하며, 세금과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1-7절). 율법의 완성은 이웃 사랑에 있으며, 사랑으로 모든 계명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8-10절). 우리는 종말의 임박함을 인식하고, 어둠의 행위를 버리며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빛 가운데 살아가야 합니다(11-14절).

구조분석

  1. 권세에 대한 복종 (1-7절)
  2. 이웃 사랑의 중요성 (8-10절)
  3. 영적 각성과 성결한 삶의 권면 (11-14절)

권세에 대한 복종 (1-7절)

로마서 13:1-7의 권세와 복종에 관한 말씀을 깊이 묵상하면서, 성경 원어를 통해 더 풍성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세속적 권세에 복종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전하며, 각 단어 속에 담긴 깊은 뜻으로 우리를 하나님께 대한 더 큰 신뢰로 인도합니다.

“권세” (헬라어: ἐξουσία, exousia)

이 단어는 단순히 세속적 권력만을 의미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권한” 또는 “통치의 권리”를 뜻합니다. 모든 권세가 하나님으로부터 나왔다는 말은, 권세 자체가 하나님께로부터 위임받은 정당성을 가진다는 뜻입니다. 이는 우리가 권세를 존중하는 것이 곧 하나님의 질서를 존중하는 행위임을 강조합니다. 그러나 “ἐξουσία”가 악하게 사용될 경우 하나님께서 그 권세를 심판하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복종하라” (헬라어: ὑποτάσσω, hypotassō)

이 단어는 “아래로 정렬하다” 또는 “스스로를 낮추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단순히 외적인 복종이 아니라, 마음과 의지를 다해 권위 아래로 들어가는 것을 가리킵니다. 바울이 이 단어를 사용한 것은, 그리스도인이 권세에 복종할 때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하나님의 질서에 순응하는 태도를 요구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ὑποτάσσω”는 군사적인 맥락에서도 사용되며, 질서와 조화를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권세에 대한 복종이 하나님께 대한 경외심에서 나와야 함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명” (헬라어: διαταγή, diatagē)

“명령”으로 번역되는 이 단어는 권위 있는 사람이나 신적인 존재가 정한 규칙이나 법을 뜻합니다. 권세를 거스르는 것이 하나님의 명령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한 바울의 말은, 세속적 질서를 무시하는 행위가 곧 하나님의 창조적 계획을 부정하는 것임을 경고합니다. 여기서 “διαταγή”는 단순히 인간 사회의 법을 넘어, 하나님의 우주적 질서를 반영합니다.

“진노” (헬라어: ὀργή, orgē)

4절에서 권세가 악을 행하는 자에게 “진노”를 가져온다고 할 때, 이 단어는 하나님의 공의로운 분노를 암시합니다. “ὀργή”는 하나님의 성품과 연결된 단어로, 인간의 감정적 분노와는 다릅니다. 바울은 세속적 권세가 악을 처벌할 때 하나님의 공의를 집행하는 도구가 된다고 가르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세속적 권세를 두려워하기보다, 하나님의 공의를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올바르게 살아가야 함을 배웁니다.

“사역자” (헬라어: διάκονος, diakonos)

여기서 사용된 “사역자”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교회의 봉사자를 가리키는 단어지만, 세속적 권세를 가리킬 때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권세가 단순히 권력을 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봉사자로 기능한다는 뜻입니다. 세속적 권세조차도 하나님의 선한 계획에 따라 사용되며, 우리는 이를 인식하며 순종해야 합니다.

묵상과 적용

로마서 13:1-7은 권세와 하나님의 주권에 관한 중요한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바울은 여기서 세속적 권위의 기원을 하나님께 두며,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서 정하셨음을 선언합니다. 이 말씀은 당시 로마 제국 아래에서 핍박받던 그리스도인들에게 권세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심어주기 위해 주어진 것입니다.

첫째, 권세의 기원과 하나님의 주권을 묵상합니다.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습니다. 이는 모든 권력의 근원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명백히 합니다. 인간의 눈에 보이는 세속적 권위라 할지라도, 그것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허락된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을 깨닫습니다. 하나님께서 주권을 가지시기에 우리는 권세를 존중함으로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표현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이 곧 모든 권력이 선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악한 권력이라도 하나님께서 사용하셔서 그의 계획을 이루어 가신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둘째, 권세에 대한 복종의 필요성을 묵상합니다. 바울은 권세를 거스르는 것이 곧 하나님의 명을 거스르는 것이라 말하며, 이는 심판을 자초하는 일이라고 경고합니다. 권세는 선한 일을 지키고 악을 벌하기 위해 세워진 것입니다. 복종은 단순히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양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세속적 권위를 존중함으로 하나님께서 세우신 질서를 인정하고 순종해야 함을 배웁니다. 이는 교회와 사회의 조화를 유지하고, 우리의 신앙이 세상 속에서 빛을 발하게 합니다.

셋째, 권세의 역할과 책임을 묵상합니다. 권세를 맡은 자는 “하나님의 사역자”로 불립니다. 그들은 선한 일을 격려하고 악한 자를 벌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이 점에서 권세는 하나님의 공의를 드러내는 도구로 작용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이 이 역할을 오용하거나 자기 이익을 위해 사용할 때,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진리를 깨달으며 권력을 사용하는 자들의 공의와 정직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의무와 존중의 실천을 묵상합니다. 바울은 세금을 바치는 일, 존경을 표하는 일, 빚지지 않는 삶을 권면합니다. 이는 단지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행위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방법입니다. 세속적 권위와의 관계에서 우리는 항상 하나님의 법을 우선시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이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균형 잡힌 삶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신앙과 삶의 증거가 됩니다.

이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섭리 속에서 세속적 권위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게 하며, 겸손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삶을 살도록 권면합니다. 권세는 선을 이루기 위한 하나님의 도구임을 기억하며, 우리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드러내는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이웃 사랑의 중요성 (8-10절)

로마서 13:8-10에서는 이웃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모든 율법의 완성이 사랑에 있음을 가르칩니다. 바울은 이웃 사랑이 단순한 도덕적 의무를 넘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핵심이라는 점을 설명합니다. 본문을 원어의 깊은 의미와 함께 묵상하며, 사랑이 가진 풍성한 본질을 탐구해 봅니다.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여기서 “빚”으로 번역된 단어는 헬라어로 ὀφείλω (opheilō)로, 단순히 금전적 빚을 넘어 도덕적 의무와 책임을 포함합니다. 바울은 물질적 빚은 갚아야 하지만, “사랑의 빚”은 우리가 영원히 갚아도 끝나지 않는 빚임을 말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우리가 그 사랑을 이웃에게 나누는 책임을 갖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사랑은 끝나지 않는 의무이자,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로서 살아가야 할 삶의 방식입니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 (9절)

이 구절은 레위기 19:18의 율법을 인용하며, 사랑이 모든 계명의 본질임을 강조합니다. “사랑하라”에 해당하는 헬라어 ἀγαπάω (agapaō)는 신약에서 하나님의 무조건적이고 희생적인 사랑을 묘사할 때 자주 사용됩니다. 이 사랑은 감정적 애정에 국한되지 않으며, 상대방의 유익을 위한 의지적 헌신과 행위를 포함합니다. 바울은 이 사랑이 살인, 간음, 도둑질, 탐심 등 모든 부정적인 행위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설명합니다. 사랑은 단순히 “하지 말라”는 금지의 율법을 넘어, 적극적으로 선을 행하는 하나님의 마음을 반영합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라” (10절)

여기서 “완성”으로 번역된 단어는 πλήρωμα (plērōma)로, “충만함” 또는 “완전함”을 의미합니다. 바울은 사랑이 율법의 요구를 충만히 채우는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이는 율법이 단순히 금지 조항들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그 모든 목적과 중심이 사랑에 있다는 뜻입니다. 사랑은 율법을 초월하거나 대체하지 않고, 율법의 본질적 요구를 성취합니다.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 율법을 통해 인간에게 기대하신 삶은 곧 사랑으로 충만한 삶입니다.

묵상과 적용

이웃 사랑의 계명은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도 심오한 원리입니다. 우리가 “사랑의 빚”을 갚아 나갈 때, 이는 곧 하나님께 받은 은혜에 대한 응답이며, 우리를 통해 세상에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방식입니다.

  1. 사랑의 의무: 우리는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이 사랑은 상대방의 자격이나 우리의 감정 상태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예수께서 우리의 허물과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사랑하셨듯, 우리도 이웃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대해야 합니다.
  2. 사랑의 실천: 사랑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나야 합니다. 바울이 열거한 계명들—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등—은 사랑이 실천될 때 자연히 지켜집니다.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이웃의 생명, 관계, 재산을 해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섭니다.
  3. 사랑의 본질: 사랑은 단순히 인간적 감정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품을 반영하는 신적인 행동입니다. “ἀγαπάω”의 사랑은 우리의 능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으며,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이루어 가시는 열매입니다(갈라디아서 5:22).

결론

로마서 13:8-10은 단순히 “사랑하라”는 윤리적 명령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의 사랑을 삶 속에 드러내라는 영적 부르심입니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며, 우리가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야 할 방식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그 사랑으로 이웃을 섬기고 축복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나라를 증거하고, 그분의 영광을 나타내는 도구가 될 것입니다.

영적 각성과 성결한 삶의 권면 (11-14절)

로마서 13:11-14는 영적 각성과 성결한 삶의 중요성을 강력히 권면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깨어 준비된 삶을 살 것을 촉구합니다. 이 말씀은 영적 나태함을 경계하고, 거룩한 삶의 열매를 맺으며,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가는 삶으로 초대합니다. 본문을 원어와 함께 묵상하며, 그 의미를 깊이 탐구해 봅니다.

“깨어 있을 때가 벌써 되었으니” (11절)

여기서 “깨어 있다”는 표현에 사용된 헬라어 ἐγείρω (egeirō)는 잠에서 깨다, 정신을 차리다의 뜻으로, 영적 무감각 상태에서 벗어나 하나님께 집중하라는 강력한 초청입니다. 바울은 “구원이 처음 믿을 때보다 가까이 왔다”고 강조하며, 종말적 시간 의식을 상기시킵니다. 이는 단순히 미래의 예언적 사건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구원과 하나님과의 영원한 교제가 점점 완성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지금은 나태함에 빠질 때가 아니라, 영적으로 각성해야 할 때입니다.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으니” (12절)

바울은 “밤”과 “낮”이라는 상징적 언어를 사용하여, 현재의 악한 세대와 하나님의 새 시대를 대비시킵니다. “밤이 깊다”는 말은 이 세상의 시간이 거의 끝나가며,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음을 암시합니다. “낮”은 그리스도의 재림과 영광스러운 왕국의 도래를 나타냅니다. 이 말씀은 우리의 삶이 일시적인 이 세상에 묶여 있지 않음을 상기시킵니다.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으라”는 명령은, 죄악의 습관을 단호히 버리고 하나님의 진리와 성결로 무장하라는 초대입니다.

  • “벗고” (ἀποτίθημι, apotithēmi): 헬라어로 이 단어는 낡은 옷을 벗어버리는 행위를 뜻합니다. 죄와 어둠의 행위는 과거의 낡은 옷과 같아, 더 이상 우리의 정체성이 되어선 안 됩니다.
  • “입으라” (ἐνδύω, endyo): 새 옷을 입듯, 우리는 하나님의 빛과 의로 새로워져야 합니다. 이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통해 이루어지는 영적 갱신입니다.

“단정히 행하라” (13절)

바울은 성결한 삶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방탕과 술 취함, 음란과 호색, 다툼과 시기를 멀리하라고 명령합니다. 이는 죄악의 행동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전혀 어울리지 않음을 강조합니다. 이 구절에서 사용된 단어들은 모두 육체의 정욕과 관련된 것으로, 성령의 열매와는 대조를 이룹니다. 우리는 이러한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 항상 깨어 기도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14절)

“옷 입는다”는 표현은 헬라어 ἐνδύω (endyo)로, 단순히 외형적인 변화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존재로 변화되는 것을 뜻합니다. 여기서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는다”는 것은 우리의 모든 삶이 그리스도의 성품과 의로 덧입혀지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그리스도의 임재와 능력으로 우리의 내면과 외면이 새롭게 되며, 더 이상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그분을 위해 사는 삶을 의미합니다.

  • “육신의 정욕을 위하여 계획하지 말라”: “계획”으로 번역된 헬라어 πρόνοια (pronoia)는 사전 계획이나 의도를 의미합니다. 이는 단지 육체적 욕망을 따라가는 행위뿐만 아니라, 죄를 미리 계획하고 의도적으로 실행하려는 마음의 상태를 경고합니다. 이러한 마음을 버리고 그리스도의 뜻을 따르라는 명령은 우리의 삶의 중심을 하나님께 두라는 도전입니다.

묵상과 적용

  1. 영적 각성의 필요성: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구원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긴박감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종말적 시간을 인식하며, 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께 집중하고 깨어 있어야 합니다.
  2. 성결한 삶의 실천: 바울은 단순히 죄를 버리라고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체적으로 그리스도를 옷 입으라고 권면합니다. 이는 부정적인 행위를 멈추는 것 이상으로, 긍정적인 변화와 헌신을 요구합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 생각 속에 예수 그리스도의 성품이 드러나야 합니다.
  3. 빛의 갑옷으로 무장하기: 성결한 삶은 단순히 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빛과 진리를 따라 행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빛의 자녀들”로서, 하나님의 거룩함과 영광을 세상에 비추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4. 그리스도 중심의 삶: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으라”는 권면은 우리의 정체성과 목적을 그리스도께 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를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합니다.

결론

로마서 13:11-14는 단순히 도덕적 권면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종말적 소망 안에서 성결한 삶으로 초대하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깨어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며, 매 순간 그리스도의 의로 옷 입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삶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빛을 드러내며, 우리의 믿음과 소망이 실천되는 통로가 될 것입니다.

Views: 11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