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오늘부터 고난주간을 보내며 예수님께서 십자가상에서 하신 가상 칠언을 묵상하려고 합니다. 매일 한 말씀씩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깨닫는 복된 시간이 되기를 원합니다. 오늘은 첫번째 시간으로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입니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남기신 첫 번째 말씀,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누가복음 23:34)는 그분의 구속 사역을 가장 강렬하게 드러내는 선언입니다. 이 말씀은 단순한 용서의 표현이 아니라, 인류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오신 예수님의 사명이 십자가에서 절정에 이르렀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 기도는 인간의 무지와 그로 인한 죄악을 깊이 깨닫게 합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이 간구 속에서 죄사함의 본질과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해야 합니다.
인간의 죄와 무지 (누가복음 23:34)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자신을 못 박은 자들을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넘긴 유대 지도자들, 그 명령을 실행한 로마 병정들, 조롱하며 비웃던 군중들 모두가 하나님의 아들을 죽이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깨닫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인간은 죄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며, 자신의 악을 변호하거나 무시한 채 살아갑니다.
예수님의 이 기도는 단순히 십자가 주변의 사람들만이 아니라, 모든 인류를 포함하는 것입니다. 우리 또한 하나님의 뜻을 깨닫지 못한 채 죄를 범합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영적으로 눈먼 존재이며(고린도후서 4:4), 자신의 죄가 얼마나 큰지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바로 이런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중보하셨습니다.
죄사함을 위한 중보 기도 (이사야 53:5)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드리신 기도는 단순한 용서의 요청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의 죄를 사하시려는 하나님의 구속 계획의 일부였습니다. 구약에서 선지자 이사야는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이사야 53:5)라고 예언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단순히 용서를 구하신 것이 아니라, 자신의 피를 통해 인류의 죄를 사하시려 했습니다.
십자가는 죄사함이 이루어진 자리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죄를 간과하지 않으시며, 반드시 죄에 대한 형벌이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 형벌을 우리가 아닌 예수님이 대신 받으셨습니다. 예수님의 중보 기도는 단순한 인간적인 자비가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이 만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십자가 위에서의 대속 (요한복음 19:30)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었다”(요한복음 19:30)라고 선언하셨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죽음의 선언이 아니라, 죄사함을 완성하신 선언입니다. 인간의 죄는 더 이상 우리를 정죄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값을 치르셨기 때문입니다(로마서 8:1).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대신 받으신 형벌은 우리가 받아야 할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죄로 인해 영원한 사망에 처할 존재들이었으나(로마서 6:23), 예수님께서 우리의 자리를 대신하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예수님이 외치신 말씀 속에는 하나님의 깊은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어떤 노력도 할 수 없습니다.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만이 죄사함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십자가를 묵상할 때 우리는 단순히 고통의 장면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대속의 은혜를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결론: 십자가 앞에서의 우리의 반응 (갈라디아서 2:20)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묵상하며 우리는 두 가지 반응을 해야 합니다. 첫째, 자신의 죄를 깊이 깨닫고 회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죄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중보하셨고, 우리를 용서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날마다 회개하며 그분의 은혜를 의지해야 합니다.
둘째, 우리는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야 합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자신의 원수를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도 용서와 사랑의 실천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받은 용서를 다른 이에게 흘려보낼 때, 십자가의 은혜는 더욱 깊어집니다.
갈라디아서 2장 20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예수님의 십자가를 묵상하며, 그분의 삶을 본받고 실천하는 것이 우리의 신앙의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십자가는 단순한 고난의 상징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랑의 절정이며, 하나님의 구속 사역이 완성된 자리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십자가를 바라보며, 더욱 주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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